콘서타18 6개월 동안 계속 먹었더니 결국...

 저는 성인 ADHD 진단을 받고 근 6개월 가까이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방받은 약은 콘서타18인데요. 일전에도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적은 적이 있는데, 꾸준히 복용하면서 발생한 효과들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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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됐다.

 저는 원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편이 아닙니다. 옷차림도 그냥 깔끔하게 정돈 된 카라 티셔츠와 어두운 색상의 슬랙스 차림입니다. 편하다고 생각되면 똑같은 디자인과 색상의 옷을 사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맨날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상관없었어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서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시선이 자주 거슬립니다. 예전에는 어떤 말을 내밷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 별로 고려하지 않았는데요. 요즘에는 말을 꺼내고 반드시 상대의 표정을 살피게 됩니다.

 

 약 먹기 초반이나 최근까지도 이런 경험이 별로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발생한 변화입니다. 가족들은 사회성이나 눈치가 생겨서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제가 봐도 최근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눈치를 계속 보다 보니, 평소와 다르게 말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내가 한 말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더 늘었습니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면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그러다보니 말을 자주하면 실수가 나올까봐 애초에 말을 꺼내지 않게 됐습니다.

 

 또,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밥을 혼자 먹게 됐습니다. 그게 심적으로 더 편하기 때문에요. 왜냐하면 같이 밥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고, 대화를 나누면 자꾸 눈치를 보게 되니 피곤하더라고요. 물론 이게 누적되면 문제가 되겠죠.

 

 심지어는 지금은 체중이나 피부 관리, 옷차림까지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쓰다 보니 점점 타인의 시선을 과의식 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히 인식되네요.

 

 다음 상담 때 필히 의사선생님께 질문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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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 

 저는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직관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충 상대방이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면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아차립니다.

 

 예를들어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을 친구가 나열하면, '미안하지만 도와줄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미리 얘기합니다. 돈을 빌려달라고 얘기를 꺼내기 전에요. 

 

 책을 읽을 때도 속독을 합니다. 그래도 어떤 의미인지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와서요. 그런데 최근에 책 읽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습니다.

 

 콘서타를 먹고 나니 글씨 한글자 한글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속도가 느려졌어요.

 

 최근에 든 생각인데 사실 내가 직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상황이나 대화, 글자를 스킵하면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령 아까 예시에서 친구가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대해서 말하다가, 최근에 사업이 잘돼서 극복됐다로 마무리 될 수 있는 대화임에도 지레 짐작으로 미리 상대가 나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서 썰을 푼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겠죠.

 

 과거엔 상대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쉽게 흥미를 잃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나서는 이런 빈도가 확 줄었습니다.

 

 이걸 장점이라고 해야할 지, 단점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경청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알긴 하지만, 저는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요즘도 상대 이야기가 길어지면 속으로 생각하죠. '제발 핵심만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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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효과들이 약을 먹으면서 생기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할 내용들이 많네요. 그럼에도 저는 긍정적인 변화가 맞다고 믿고 싶습니다. 콘서타를 먹기 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새롭게 배워나가고 있으니까요. 물론 가족들과의 관계도 많이 개선되었고, 되고 있고요. 아직까지 약 용량을 증량할 계획은 없지만, 조만간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게 된다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콘서타36으로 약을 늘릴 지 고민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