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성인 ADHD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자녀와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게 되더군요. 부모 중 한 명이 ADHD인 경우에 자녀는 30% 정도의 확률로 ADHD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만약 자녀가 ADHD라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치료를 해주면 될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ADHD인 학생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이 많아서 걱정이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ADHD 치료와 더불어 ADHD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일 텐데요. 그래서 RISS에서 논문을 하나 찾아냈습니다. 이 논문은 교사 경력 3년 이상의 초등학교 선생님 5분이 각 반에 ADHD 학생들의 장점을 심층 면담한 내용입니다. 하나씩 소개드릴게요.
1. 노력하는 태도
아무래도 ADHD인 학생들은 산만하고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지적 능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 자체가 수업을 방해하거나, 문제가 된다는 점을 알고 있는거죠. 그래서 스스로 이러한 부분을 노력하여 고치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갖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머리로는 아는데' 행동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의 문제점을 더욱 잘 인지한다는 것이죠. 보통의 학생들은 충동성이 높지 않아서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지만, ADHD 학생들은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자기반성을 꾸준히 한다는 점이죠. 약물 치료와 더불어 이러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지적 태도가 들어가면 성찰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특별한 재능
모든 ADHD 학생들이 특별한 재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 ADHD를 갖고도 자신의 분야에서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요. 특히,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ADHD는 외적인 행동이나 말의 산만함 뿐 아니라 내적 산만함을 갖고 있기도 한데요. 이러한 내적산만함이 창의력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저도 그림 그리기나 글쓰기에서 특기가 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독특한 발상이나 창의적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아마, 일반적인 사고 회로와는 조금 다른,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상상력이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3. 관심분야에 대한 집중력
ADHD들이 모든 분야에서 집중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관심분야에서는 집착에 가까운 집중력을 보이기도 하죠.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특히, 운동분야나 과학 등의 과목에서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고 증언하고 있군요. 운동쪽은 아무래도 ADHD의 특성상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때문에 몸을 아끼지 않고 참여할 것이라 생각하긴 했는데 과학 분야는 의외네요.
4. 자유로운 태도
형식을 벗어난 태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자유로운 태도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는 거죠. 아무래도 ADHD인 학생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에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강하게 표현하다보니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주변 학생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거짓 없이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ADHD 학생들의 마인드 자체가 조금 오픈된 형태를 띤다고 의견을 제시한 선생님도 있으셨군요.
학교 현장에서 ADHD 학생들은 분명 교사를 당혹시키는 존재임은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수업 중 과잉행동이나 흐름을 끊는 말을 종종 하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장점에 대해서 조사한 선생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ADHD를 치료해야할 질병으로 취급하지 않고 강점을 발견하는 노력을 통해서 교사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ADHD의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성인 ADHD로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병에 대해서 고백했지만, 시선이 좋지는 않았거든요. 아마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저는 말을 꺼낸 것 같아요. 만일 ADHD 환자나 가족분들이 보고 계시다면 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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