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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ADHD는 부계 유전? 모계 유전? 원인이 뭘까.

by 금쪽같은나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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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유전
ADHD의 원인에 대해서

 제가 ADHD로 진단받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이 병에 왜 걸리게 되었을까?'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 치료가 가능한 병인지에 대해서 찾아보는데 제가 좀 특이한 경우 기는 하죠. 그런데 저는 모든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ADHD도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지 찾아본 거죠. 대학원에서 전공서적을 찾아보고, RISS를 통해서 논문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각종 인터넷 자료들을 찾기도 했고요. 그래서 몇 가지 원인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제 상태가 어떤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1. 유전적 영향

 우선 모든 ADHD가 유전적 영향을 통해서 발생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서요. 하지만 그럼에도 유전의 영향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oodman과 Stevenson라는 두 학자가 연구한 내용인데요. 쌍둥이 238쌍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쌍둥이 중 어느 한쪽이 ADHD라면 다른 한 쪽도 ADHD일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일반인 보다 2배 높은 확률이죠. 구체적으로 일란성쌍둥이는 51% 확률로 둘 다 ADHD였고, 이란성쌍둥이는 33%였습니다. 따라서 유전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유전자로 인해서 ADHD가 발생되는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 RISS에서 몇 논문을 살펴보면 ADHD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3종을 발견했는데 부계 유전 성향이 강한 유전자들이라고 합니다. 굳이 비율상으로 보면 부계 3:모계 1의 비율로 유전자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를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는 합니다. 다만, ADHD 환자 중 남성의 비율이 환자 전체의 80%에 이를 정도로 높습니다. ADHD 기전에 남성 호르몬이나 유전자가 관여되어 있다는 근거 중 하나죠.

2. 출생 과정에서의 뇌손상

 아기가 태어나면서 겪는 문제 중 뇌손상이 될만한 상황들이 제법 있다는 겁니다. 머리가 끼어 잘 나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거나,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런 미세한 뇌손상이 ADHD를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한, 출생 후 고열이나 세균성 감염, 대사장애나 외상을 통해서 ADHD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한 학자들도 있는데요. ADHD 아동의 뇌파를 분석한 결과 미세한 뇌손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뇌파를 보이는 부분에서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보통의 아동과 뇌파가 달라요.

3.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

 기질적으로 자극추구와 충동성이 강한 아동을 부모가 통제하기 위해서 과도한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 ADHD와 같은 집중력, 충동성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Bettelheim이라는 학자가 이를 취약성-스트레스 이론이라 이름을 붙였죠. 부모가 점점 많은 명령과 통제, 처벌을 가하면 부모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가하고 과잉행동으로 이를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 또한 반박이 있었는데요. 부모의 양육방식 자체가 ADHD를 만든다기보다는 ADHD 성향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죠.

4. 수면과의 연관성

 ADHD 환자의 25% 정도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거의 대부분은 ADHD 증상을 호소합니다. 아마 수면무호흡증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전전두엽의 활성화를 방해하여 ADHD와 비슷한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겁니다. 집중력 저하가 대표적이고요. 그러나 수면의 질 자체가 ADHD를 발생시킨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는 주장이고, ADHD 성향을 극대화시킬 수는 있겠네요.

5.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된 경우

 2006년 발표된 논문에서 이유를 알기는 어렵지만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남성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된 경우 ADHD가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어떤 근거와 기전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이 안 되었기에 근거가 빈약합니다.


 부계 유전이 강력하다고 하여 제가 아버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 자녀가 ADHD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니 조금 걱정은 됩니다. 저는 진단을 받은 지 이제 막 4개월 차에 접어든 성인 ADHD입니다. ADHD는 전두엽과 기저핵으로 도파민이 가는 회로가 제대로 연결이 안 되어 뇌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제가 먹고 있는 콘서타라는 약은 도파민이 전두엽과 기저핵으로 가는 회로를 점점 넓혀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성인이라서 완치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가능은 한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ADHD 치료를 한다면 충분히 일반인과 비슷한 정도로 생활이 가능하다 합니다.(거의 93% 확률로 증상 호전 가능)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원인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녀가 하루라도 빨리 ADHD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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